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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검은색'으로 익숙한 틀을 깨다…박미나 작가 개인전 '검은'
2024-03-13
'세상 모든 검은 물감·펜'…페리지갤러리서 4월 27일까지


박미나 작가 개인전 '검은' 전경. 페리지갤러리 제공.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회화가 가진 가장 기본적인 선과 색, 언어와 기호를 통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하는 박미나 작가의 개인전 '검은'이 오는 4월 27일까지 서울 서초구 페리지갤러리에서 열린다.

박미나의 작업은 재료를 수집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자신이 파악하고 모을 수 있는 검은색의 펜과 유화 물감을 최대한 찾아서 모았다. 이런 검은색이라는 재료는 색이라는 범주에서 이번 작업이 가진 기본적인 범위가 된다. 이렇게 설정된 틀 안에서 박미나는 색을 칠하고 선을 긋는 행위에 온전히 집중한다.

이번 개인전은 크게 세 개의 연작으로 나뉜다. '블랙 펜'(Black Pens)은 2006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된 작업으로, 시판되는 검은색 펜을 최대한 수집하고 이를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A4 용지에 일률적인 간격으로 그어 나간 작업이다.

'2014-블랙'(2014-Black)은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는 검은색 유화물감을 수집하고 27.3x27.3cm의 정방형 화면을 온전히 칠해 55개의 검은색 면을 생성했다.

'2014-BGORRY', '2024-BGORRY' 두 작업은 픽셀의 크기가 다를 뿐 여섯 가지 색을 픽셀 하나하나에 채워 넣어 검은색을 색 분해해 놓은 것 같은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

여러 회사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종류의 펜과 물감은 모두 검은색이지만 하나하나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런 차이를 인식하게 되면서 우리는 검은색이라는 것의 정의가 정확하게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렇듯 그의 작업은 우리에게 어떤 틀로 익숙한 것에서 다른 것을 발견하는 낯선 상황을 유발한다.

'검은'은 빛의 부재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심연에 잠재된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을 상상하게 만들기도 한다. 결국 박미나의 작업은 우리에게 어떤 결과가 머무는 종착점이 아니라 그다음으로 가기 위한 도약대이자 출발점으로 작용한다.

박미나는 미국 헌터 대학과 뉴욕 시립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박미나 작가의 개인전 '검은' 전경. 페리지갤러리 제공.


출처: 뉴스1 (https://www.news1.kr/articles/5348978)